권영준

권영준은 국제 무역 분야에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여행과 사진에 대한 열정을 함께 이어가는 다재다능한 예술가이다. 그는 러시아,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지를 여행하며 각 지역의 문화와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다큐멘터리와 스트리트 포토그래피를 절묘하게 결합한 그의 작품은 인간 존재의 본질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독특한 시선을 보여준다.

Time’s Divide in Phnom Penh

내가 거주하던 프놈펜 외곽에는 서로 극명하게 다른 두 세계가 공존하고 있었다. 한쪽에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급속한 도시화의 결과로 생겨난 분주한 건설 현장이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여전히 소와 쟁기를 이용해 땅을 일구는 전통적인 캄보디아 농촌 마을이 있었다. 나는 이 강렬한 대비에 매료되어,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들을 ‘프놈펜의 마지막 농부들’이라 불렀다.

울타리 너머의 그들의 세상은 낯설지만 동시에 익숙했고, 오래된 향수와 따뜻함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개발이 점차 그들의 땅을 잠식해가면서, 나는 깊은 상실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현대화된 도시 사회 속에서 우리는 종종 단순했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이러한 전통적인 삶의 방식이 사라져 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진보의 이름 아래 무엇을 얻고 또 무엇을 잃었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