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학봉
상주 출신의 한국 사진가 권학봉은 시각디자인 전공으로 예술적 여정을 시작했다. 그는 다양한 국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여러 사진상을 수상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7년 태국 람빵으로 거주지를 옮긴 뒤,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사유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작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그의 작업은 문화의 경계를 넘어 인간 삶에 대한 독특한 시각과 깊은 울림을 전달한다.Denial Scenery
인간은 종종 현실을 부정한다. 특히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사실을 외면하려는 경향이 있다. 생물학자 아지트 바르키(Ajit Varki)의 주장에 따르면, 이러한 부정은 존재론적 불안을 막기 위한 방어 기제의 일종이다. 우리의 문화는 이러한 ‘부정’을 기반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그 결과 현실을 이상화하거나 미화된 형태로 제시하곤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자연을 사랑한다고 말할 때, 그것은 종종 자연의 거친 현실을 외면한 채 낭만적으로 꾸며진 이미지일 뿐이다.
우리는 도시와 같은 인공적인 환경을 만들고, 한편으로는 자연을 이상화하지만, 그 속에 스며든 인간의 흔적을 쉽게 간과한다. 저자는 이러한 ‘부정’이야말로 인간이 스스로의 존재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방해한다고 말한다. 그는 현실과 정직하게 마주할 때 비로소 더 깊은 진실과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