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death to life (2020)

소피랏 무앙쿰
삶의 절반을 지나오며 나는 죽음이 더 이상 두렵지 않다고 느낀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 태어나 자원을 쓰고 결국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존재일 뿐이다. 우리가 죽은 뒤 남는 것은 오직 기억이며, 그 기억조차 자연의 순환 속에서 또 다른 생명으로 환원될 수 있다. 이 작업은 인간의 죽음과 자연의 관계를 성찰한 시각적 사유의 결과다.

인생의 절반쯤을 살아온 지금, 나는 ‘죽음’이 더 이상 두려운 것이 아니라고 느낀다. 아마도 그것이 내게 너무 가까운 현실이 되었거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우리가 죽은 뒤에는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이름도, 부도, 위대한 업적도 없는 평범한 사람으로서, 세상이 우리를 어떻게 기억하길 바라는가?”

나는 늘 이렇게 믿어왔다. “인간은 지구 위의 또 하나의 생명체일 뿐이며, 자연의 순환 속에 존재하는 작은 일부이다. 우리는 이 세상의 주인도, 자연의 주인도 아니며, 태어나서 자원을 사용하고, 결국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존재일 뿐이다.”

누군가의 죽음을 기리고 기억하는 의식은 당연히 존중받아야 한다. 각기 다른 신념과 문화를 가진 세상이니까. 하지만 늘 마음속에 품는 의문이 있다. “우리가 하는 그 모든 행위는 정말로 떠난 이를 위한 것일까, 아니면 남겨진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일까?”

결국 죽은 자와 이어지는 유일한 것은 ‘기억’이다.
하지만 그 기억 또한 또 다른 형태로 살아 있는 물질이 되어, 자연의 일부로 환원될 수 있다.

이 사진 시리즈의 영감은 「워싱턴 주, 인류 최초로 ‘인간 퇴비화(Human Composting)’ 합법화 추진」 기사에서 비롯되었다.
(출처: NBC News, Washington could become first state to legalize human compos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