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 of Mongolia

권학봉
몽골 유목민의 삶을 통해 물질에 얽매이지 않는 단순함과 자연스러운 성격의 힘을 담고자 했다. 현대적인 조명과 편집 기법을 활용했지만, 그들의 실제 삶의 터전에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기록했다.사실과 연출 사이에서 낯선 시선을 유도하며, 유목민의 강인한 의지와 자존감을 전달하고자 했다.

Face of Mongolia이라는 이 작업은, 몽골의 거대하고도 가혹한 자연환경 속에서 가축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유목민의 삶을 기록한 사진 프로젝트이다.
이동을 전제로 한 삶은 본질적으로 무소유의 삶과 닿아 있다. 언제든 떠날 수 있어야 하기에, 그들은 자신이 짊어질 수 있는 것만을 소유한다. 그 단순함 속에 깃든 질서와 삶의 태도는 내게 낯설면서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러한 문화적 조건은 몽골 사람들 특유의 굳센 의지와 당당한 성격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억지로 ‘성격’을 갖추려 하지 않는다. 우리는 종종 원하는 어떤 성격을 갖기 위해 고민하고, 좌절하고, 다시 시도한다.
그러나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성격은 자연스럽고 당당하게 드러나는 모습 자체였다.
그 점에서 나는 문명사회 속 우리의 불안과 반복되는 실패, 애써 꾸며낸 정체성과 분명한 대조를 보았고, 그 대비에 매료되었다.
작업 방식은 상업사진의 형식을 차용했다. 인공 조명과 디지털 보정을 통해 현대적인 시각 언어를 사용했지만, 피사체는 실제 그들의 삶터에서, 그들이 입고 들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았다.

즉, 다큐멘터리의 사실성과 상업사진의 연출성을 결합한 형식으로, 보는 이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시선을 유도하고자 했다.
나는 이 작업을 통해 몽골 유목민의 삶이 가진 강인함과, 겉으로 보이지 않는 내면의 자존감이 사진 속에 스며들기를 바랐다.
그들이 살아가는 풍경, 그들이 입은 옷, 손에 쥔 도구들, 얼굴에 맺힌 표정들이 말해주는 이야기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존엄’을 함께 느껴보았으면 한다.

2014년 봄, 권학봉

Similar Posts

  • 로힝야 난민의 이야기

    로힝야 난민의 이야기 권학봉이 작업은 방글라데시 난민캠프에 정착한 로힝야 난민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삶과 기억, 그리고 잃어버린 고향에 대한 진심을 담아낸 기록이다. 표면적인 언론 보도 너머, 작가는 제3자의 입장에서 로힝야 문제의 역사적·정치적 맥락을 조명하며, 국적과 권리를 박탈당한 이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전하고자 했다. 이 전시는 단순한 고발이 아니라, 우리가 ‘정의’라는 개념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를 묻는…

  • 탄광마을 사람들, 인도 자리아

    탄광마을 사람들, 인도 자리아 권학봉백 년 넘게 지하 석탄이 타오르는 자리아 마을은 생존을 위해 환경을 파괴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땅이다. 정부의 지원 없이 유독한 공기와 물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은, 자본주의의 모순을 가장 극단적으로 드러낸다. 이 작업은 그들의 현실을 상업 사진의 언어로 기록하며, ‘그들’과 ‘우리’ 사이의 거리감을 시각화한다.

  • 대한민국에서 대학생으로 산다는 건

    대한민국에서 대학생으로 산다는 건 권학봉경쟁과 불안 속에 놓인 청춘의 초상을 통해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드러낸다. 작가는 상업사진의 연출과 과장된 리터칭을 통해 현실과 허구가 교차하는 시각적 풍자를 시도한다. 대학이라는 공간은 이제 성찰의 장이 아닌 생존의 전장이 되었고, 그 속에서 청춘은 고립된 꿈을 꾼다. 이 작업은 결국 한국 사회의 균형을 잃은 초상을 비추는 거울이다.

  • Denial scenery

    Denial scenery 권학봉이 작업은 인간이 스스로 만든 환경을 ‘자연’이라 믿고 살아가는 현실 부정의 본능을 시각적으로 탐구한 사진 연작이다. 플라스틱 필름에 서로 다른 공간과 시간을 중첩하고, 인공적인 색과 질감으로 다시 구성된 이미지들은 우리가 진실로 마주하기를 거부한 도시적 현실의 자화상이다. 이 전시는 현실을 바라보는 용기에 대한 이야기이자, 우리가 애써 외면한 ‘진짜 풍경’에 대한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