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박종현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이자 사진작가로, 기술과 인간 경험의 교차점을 탐구하는 독특한 시선을 지닌 작가다. 그의 작품은 국제사진공모전 IPA와 크로매틱 어워드(Chromatic Awards) 등 여러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으며 주목을 받고 있다.

WHILE

프로그래밍에서 ‘while’은 특정 조건이 참인 동안 명령을 반복 실행하는 구문이다. 도시의 삶 또한 이와 비슷하게 반복의 리듬으로 이루어져 있다. 도시 속 개인들의 반복적인 행동들이 모여 거대한 패턴을 만들어내고, 건물들 역시 창문의 배열이나 구조적 요소를 통해 반복성을 드러낸다. 이러한 반복은 프로그래밍의 루프 구조처럼, 또한 도시 생활의 순환적인 본질처럼 서로 닮아 있다.

도시 속 프로그래머로서 나는 이러한 건축물의 반복적인 풍경에서 ‘while’이라는 명령문을 떠올린다. 내가 집과 직장 근처에서 촬영한 거의 모든 사진에는 이러한 반복의 감각이 담겨 있다. 그것들은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장면과 감정을 포착하며, 한 개인이 도시의 순환 속에 깊이 스며든 모습을 보여준다. 동시에 ‘while’이라는 단어가 지닌 “~하는 동안”이라는 의미는, 나의 관찰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