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kkyoung Oh

오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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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not being with them

이른 아침 바닷가를 거닐고 있는데 폐선 3척이 보였어요. 바닷물이 썰물이 되어 폐선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보였어요. 그나마 밀물이었으면 흉한 모습이 덜 보였을텐데라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까지 배의 역할을 다했을텐데…..
홀로 휑하니 있는 폐선의 모습이 쓸쓸해 보였어요. 꼭 내가 나이들어 거동이 불편해졌을 때가 떠올랐어요. 나도 쓸모가 없어지면 저렇게 버려진 폐선이 되겠지?
가족과 함께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마음, 주인을 태우고 싶어도 낡아서 태울 수 없는 마음이 같으리라. 무엇하나 제대로 할 수 없는 몽둥이가 되어 있을 것을 생각해 보니, 앞이 캄캄해 집니다.
먼 발치에 사는 주인을 향해 목을 빼고 있는 폐선들….
가족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집니다.
오늘도 폐선은 주인과 함께 바다를 누비던 때를 그리며 주인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