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youl Lee

이한열
hylhy2@hanmail.net

Aphorisms of the road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것은 아포리즘이다.

쓰러져 가는 건물이 금언이고, 갈림길이 격언이며, 빈 집이 잠언이다.
그리고 그것들을 잇는 길이 경구다.
그러나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아포리즘이다.

이한열의 사진은 발이다.
카메라가 아니다. 눈도 아니고 손가락도 아니다. 삶의 족적이다. 인생의 회유다.
가멸찬 고개를 숨 가쁘게 올라 온 한 여인의 회한이다.
한 인간의 한숨 어린 연민이다.
그래서 처절하고 그래서 따뜻하다.
그리고 아직 온기가 남아있다.

어디서나 버려진 인생 하나. 성공한 또 다른 인생 하나.
이한열의 사진에 걸리지 않는 것이 있던가.
이한열의 아포리즘에 걸리지 않는 것들이 있던가.

만난 모든 것들에 대한 지극한 연민.
그것이 이한열의 사진이라면 아포리즘이면 또한 어떤가.

그녀가 걸은 백사마을 속속들이 삶의 진리인 것을.

一隅 김홍희.